COVID-19의 멀티오믹스(multiomics) 연구는 바이러스의 특성을 파악하고, 진단, 예방, 치료 등을 위한 기술 개발에 큰 역할을 합니다. 멀티오믹스란 transcriptomics, proteomics 뿐만 아니라 epigenomics, copy number variation,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 information 등 여러 가지 오믹스 데이터를 분석하여 전체적인 특성을 파악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이 기술은 다양한 생물정보학적인 기술과 연계하여 바이러스와 호스트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선 COVID-19의 원인이 되는 SARS-CoV-2 바이러스 변이 분석의 주제에서 멀티오믹스의 활용이 높습니다. SARS-CoV-2는 지속적으로 변이를 일으키는 retrovirus의 일종으로, 이러한 변이는 백신 및 치료제의 효과를 감소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멀티오믹스 기술을 이용하여 바이러스의 변이를 분석하고, 이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연구는 다양한 바이러스 유전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의 발견과 위험 요인을 식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COVID-19 창궐의 초창기에, Nature지에서 2020년 3월에 발간된 “Proteomics of SARS-CoV-2-infected host cells reveals therapy targets” 논문에서는 SARS-CoV-2에 감염된 호스트 세포에서 유전체, proteome proteomics, translatome 등 다양한 멀티오믹스 데이터를 수집하여 통합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연구진은 SARS-CoV-2 감염 호스트 세포에서 전체 단백질 발현을 조사하고, 감염 이전과 감염 후의 단백질 발현 변화를 비교하여, 바이러스에 의해 유발되는 호스트 세포의 생물학적 반응을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멀티오믹스 분석 기술을 사용하여, 호스트 세포의 단백질 발현 변화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와 상호작용하는 단백질들도 파악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human cell line 중 Caco-2 cell을 이용하여 SARS-CoV-2를 감염시켜 genome copy를 확보했습니다. 이후 host cell의 translation 변화를 측정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pathway에 대한 관점으로 넓혀 SARS-CoV-2 감염에 대한 전반적인 biological process에 대한 정보를 주었습니다. 해당 연구에서는 결과적으로 SARS-CoV-2의 호스트 세포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치료제 개발에 대한 지표를 제시하고자 하였습니다.
이처럼 SARS-CoV-2의 유전체 데이터를 활용하여 그 특징을 파악하려는 시도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2022년 7월에 BMB Reports에서 발간된 “Establishment of the large-scale longitudinal multi-omics dataset in COVID-19 patients: data profile and biospecimen”이라는 논문은 459명의 COVID-19 환자 및 161명의 healthy control을 통해 longitudinal한 유전체 데이터를 습득했습니다. 여기에는 whole genome sequencing, TCR&BCR sequencing이 포함된 single-cell RNA sequencing(scRNA(+scTCR/BCR)-seq), bulk TCR&BRC sequencing(bult TCR/BCR-seq), cytokine profiling 등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이는 질병관리청(KDCA)에서 진행하는 한국인체자원은행(National Biobank of Korea) 사업의 일환으로, 연구진들이 COVID-19 관련된 멀티오믹스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당 자료를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변이가 빠르고 다양한 SARS-CoV-2의 특성 상 이러한 연구 지원을 통해 보다 최신 경향의 멀티오믹스 분석이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둘째로, COVID-19와 호스트의 상호작용 연구가 있습니다. 이 연구는 바이러스와 호스트 사이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위해, TCR/BCR sequencing, single-cell RNA sequencing 등 다양한 기술을 이용합니다.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여, 인간의 면역반응과 바이러스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이를 이용해 치료 및 백신 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연구에서는 면역세포의 변화를 추적하여 COVID-19에 대한 면역 반응의 특성을 파악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2021년 nature communications에서 발간된 “Single-cell transcriptome of bronchoalveolar lavage fluid reveals sequential change of macrophages during SARS-CoV-2 infection in ferrets”이라는 논문에서는 SARS-CoV-2 감염 모델로 사용된 페럿의 bronchoalveolar lavage fluid의 단일 세포 전사체(transcriptome) 변화를 조사했습니다. 연구진은 페럿에 SARS-CoV-2를 감염시킨 후, 폐의 기관지 폐철액(bronchoalveolar lavage fluid)에서 단일 세포 전사체를 분석하여 감염 초기 단계에서는 알비노 매크로파지(Alveolar macrophages)의 상승과 인페루엔자 바이러스 감염과 유사한 면역응답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중간 단계에서는 림프구와 염증성 매크로파지(inflammatory macrophages)의 상승, 마지막 단계에서는 항염증적 매크로파지(anti-inflammatory macrophages)와 효소 분해 및 광학화학적 발광 기능을 보이는 신경절 세포와 같은 세포들의 상승을 보였습니다. 이 결과를 통해 SARS-CoV-2 감염의 초기부터 면역 체계의 반응이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변화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이러한 변화가 감염 제어와 항체 치료 등의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마지막으로, COVID-19 진단, 예방, 치료를 위한 기술 개발입니다. 멀티오믹스 연구에서는 딥러닝 알고리즘 등을 이용해 COVID-19 바이러스 유전체 정보를 다방면으로 분석하여, 빠르고 정확한 진단법 개발을 목표로 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진단을 위해 주로 사용하는 중증도(severity)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머신러닝이나 딥러닝 등을 통해 질병을 ‘예측’한다는 것은 연구의 목적에 따라 그 결과값이 모두 다릅니다. SARS-CoV-2의 감염 그 자체, 감염 후 예후인 중증도, 혹은 사망 여부 등을 output variable로 사용합니다. 이는 해당 연구의 관심사에 따라 모두 상이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향을 담은 아래 논문을 통해 예시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2023년 1월 Frontiers in Immunology에 나온 “Elevated IFNA1 and suppressed IL12p40 associated with persistent hyperinflammation in COVID-19 pneumonia”라는 논문에서는 COVID-19 폐렴에서 지속적인 과도한 염증과 관련된 interferon과 interleukin 수치 변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해당 연구에서는 WHO에서 제공한 중증도의 단계적 기준에 따라 0~10단계의 중증도 중 6단계 이상을 ‘severe COVID-19’으로 정의했습니다. 이후 350개의 염증 및 면역 반응과 연관된 plasma factor를 감지할 수 있는 21개의 multiplex panel을 통한 정량적 immunoassay를 실행하였습니다. 이 결과에서 hierarchical clustering을 통해 4개의 클러스터로 나눈 뒤, 각 클러스터 별로 지정된 plasma factor의 fold change를 중증도를 기준으로(normal control vs above, severe vs below) 확인하였습니다.
위 과정에서 clustering에 활용된 191개의 plasma factor를 토대로 875명의 환자군에서 global correlation을 확인했으며, 이 과정에서 중증도가 높은 환자군에서, 혹은 지속적이고 과도한 염증 반응을 나타내는 환자군에서 IFNA1(Interferon alpha 1) 수치가 높고, IL12p40 (Interleukin 12 subunit p40)은 반대로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보고한 인자 IFNA1은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며, COVID-19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호스트에서 이를 생성합니다. 그러나 IFNA1이 과도하게 생성되면, 지속적인 염증반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IL12p40는 면역시스템의 역할 중 하나인 세포수용체에 의해 생성되며, 항바이러스 및 항종양 반응을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연구는 COVID-19 폐렴에서 지속적인 과도한 염증반응을 나타내는 환자에서 IFNA1의 과도한 발현과 함께 IL12p40의 저하가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Clustering을 진행하여 여러 환자군의 유형을 나누었을 뿐만 아니라, 환자의 중증도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분석한 결과 COVID-19의 염증반응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었으며, 이후 적극적인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세계적인 팬데믹의 충격을 겪은 날이 평생 생생하게 느껴질 것 같이 선명했고,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앗아갔지만, 감염병으로 인한 규제가 풀린 지금 우리는 종종 그 힘들었던 시기에 대해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감염병은 계속해서 우리의 일상을 위협할 것입니다. 다음은 어떤 형태로 찾아오게 될까요? 한 가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COVID-19의 대응에도 그러했듯, 이후 찾아오는 감염성 질환에 대해서도 지금의 감염병 연구가 백신 개발 및 치료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수많은 전문지식의 탐구와 연구 활동으로 감염병과 고군분투하는 전 세계의 연구원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 해당 내용들은 2023년 2월 1일에서 3일까지 열렸던 제19회 KOGO Winter Symposium에서 발표한 주제들을 위주로 작성했습니다.
REF
1. Bojkova, D., Klann, K., Koch, B. et al. Proteomics of SARS-CoV-2-infected host cells reveals therapy targets. Nature 583, 469–472 (2020). https://doi.org/10.1038/s41586-020-2332-7
2. Jo, H. Y., Kim, S. C., Ahn, D. H., Lee, S., Chang, S. H., Jung, S. Y., Kim, Y. J., Kim, E., Kim, J. E., Kim, Y. S., Park, W. Y., Cho, N. H., Park, D., Lee, J. H., & Park, H. Y. (2022). Establishment of the large-scale longitudinal multi-omics dataset in COVID-19 patients: data profile and biospecimen. BMB reports, 55(9), 465–471. https://doi.org/10.5483/BMBRep.2022.55.9.077
3. Lee, J.S., Koh, JY., Yi, K. et al. Single-cell transcriptome of bronchoalveolar lavage fluid reveals sequential change of macrophages during SARS-CoV-2 infection in ferrets. Nat Commun 12, 4567 (2021). https://doi.org/10.1038/s41467-021-24807-0
4. Jeon, K., Kim, Y., Kang, S. K., Park, U., Kim, J., Park, N., Koh, J., Shim, M. S., Kim, M., Rhee, Y. J., Jeong, H., Lee, S., Park, D., Lim, J., Kim, H., Ha, N. Y., Jo, H. Y., Kim, S. C., Lee, J. H., Shon, J., … Cho, N. H. (2023). Elevated IFNA1 and suppressed IL12p40 associated with persistent hyperinflammation in COVID-19 pneumonia. Frontiers in immunology, 14, 1101808. https://doi.org/10.3389/fimmu.2023.1101808